신춘문예(新春文藝)는 알고 있다 / 김영남 신춘문예(新春文藝)는 알고 있다 / 김영남 신춘문예에 당선돼 시인이 되면 나는 그때 호미, 삽을 대학 팔차 학기 끝날 무렵 다시 든 부모님께 제일 먼저 고추처럼 매운 시 한 수를 바치리라 다짐했다. 일류회사 중역 꿈꾸며 교문을 빠져나가는 대학 동창들. 그리운 모습들 모두 곁을 떠났을 때도 나는 .. 신춘문예 당선詩 2010.02.03
[200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0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난쟁이행성 134340에 대한 보고서 / 도미솔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퇴출됐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끝별 명왕성은 난쟁이행성 134340번이란 우주실업자 등록번호를 받았다 그때부터 다리를 절기 시작한 남편은 지구에서부터 점점 어두워져 갔다 명왕성은 남편의 별 .. 신춘문예 당선詩 2010.02.03
<2009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즐거운 장례식 / 강지희 <2009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즐거운 장례식 / 강지희 생전에 준비해둔 묫자리 속으로 편안히 눕는 작은 아버지 길게 사각으로 파 놓은 땅이 관의 네모서리를 앉혀줄 때 긴 잠이 잠시 덜컹거린다 관을 들어 올려 새소릴 보료처럼 깔고서야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 죽음 새벽이슬이 말갛게 씻어.. 신춘문예 당선詩 2010.02.03
[2009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비 온 뒤 / 구민숙 [2009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비 온 뒤 / 구민숙 빨랫줄에 매달린 빗방울들 열일곱 가슴처럼 탱탱하다 또르르! 굴러 자기네들끼리 몸 섞으며 노는 싱싱하고 탐스런 가슴이 일렬횡대, 환하니 눈부시다 그것 훔쳐보려 숫총각 강낭콩 줄기는 목이 한 뼘 반이나 늘어나고 처마 밑에 들여 놓은 자전거 .. 신춘문예 당선詩 2010.02.03
[2009 신문 한라문예] 시 당선작 - 오래된 잠 / 이민화 [2009 신문 한라문예] 시 당선작 오래된 잠 / 이민화 다섯 송이의 메꽃이 피었다. 아버지의 부재를 알리는 검은 적막을 깨고, 돌담을 딛고 야금야금 기어올라 초가지붕 위에 흘림체로 풀어놓는다. 무게를 견디지 못한 바람벽이 움찔 다리를 절면, 마당가에 선 감나무도 키를 낮춘다. 아버지의 귀가에서 .. 신춘문예 당선詩 2010.02.03
2009 무등일보 시 당선작 - 아르정탱 안을 습관적으로 엿보다 / 윤은희 2009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아르정탱 안을 습관적으로 엿보다 / 윤은희 1 골목의 연탄 냄새 부풀어 전생의 어스름 빛으로 울적한 저녁 길바닥의 검푸른 이끼들 엄지손톱 半의 半 크기 달빛에 물들었다 아르정탱Argentan * 에 맨발로 들어가 자주 꾸는 꿈 벗어두고 나왔다 2 예전에 방앗간이었다는 .. 신춘문예 당선詩 2010.02.03
[2009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시] - 기와 이야기 / 이수윤 [2009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시] 기와 이야기 / 이수윤 육차선 도로가 생기고 청과물 도매시장이 부쩍 몸피를 키워 산 밑의 각화동 마을은 몸을 더 엎드린다 예쁜 눈썹으로 웃는 기와는 알고 보면 지나온 이야기가 무거워 한평생 돌아눕지도 못한 거였다 아팠던, 그리고 달던 들숨과 날숨의 흔적에.. 신춘문예 당선詩 2010.02.03
[2009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저녁의 황사 / 정영효 [2009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저녁의 황사 / 정영효 이 모래먼지는 타클라마칸의 깊은 내지에서 흘러왔을 것이다 황사가 자욱하게 내린 골목을 걷다 느낀 사막의 질감 나는 가파른 사구를 오른 낙타의 고단한 입술과 구름의 부피를 재는 순례자의 눈빛을 생각한다 사막에서 바깥은 오로지 인간.. 신춘문예 당선詩 2010.02.03
[2009 경인신춘문예 시 당선작] - 정글에서 온 풍경 / 유병 만 [2009 경인신춘문예 시 당선작] 정글에서 온 풍경 / 유병 만 베트남 며느리가 순산했다는 읍내 전화에 논두렁이 파랗게 깨어나고 있다 노인의 호흡이 불규칙해지고 완만하게 달라붙어 있던 들판이 뚝 떼어진다 잠시 주춤하던 족보의 한 갈래가 생기를 되찾고 상속되어져야 할 땅의 분량이 새로운 식량.. 신춘문예 당선詩 2010.02.03
[2009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내압 / 이병승 [2009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내압 / 이병승 한여름 땡볕에 달궈진 옥상 바닥 시원한 물을 뿌려주려고 잠가 둔 수도꼭지를 틀었더니 거침없이 몸을 흔드는 고무호스 긴 잠에서 깨어난 뱀처럼 시뻘건 각혈과 마른기침이 노래로 변하고 늘어졌던 마음의 통로에 생수의 강이 콸콸 흐른다 사방에 뿌.. 신춘문예 당선詩 2010.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