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들판을 걸으며 중 -허형만(1945~ ) 겨울 들판을 걸으며 중 -허형만(1945~ ) 가까이 다가서기 전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 보이는 아무것도 피울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겨울 들판을 거닐며 매운 바람 끝자락도 맞을 만치 맞으면 오히려 더욱 따사로움을 알았다 듬성듬성 아직은 덜 녹은 눈발이 땅의 품안으로 녹아들기를 꿈꾸며 뒤척이.. 詩가 있는 아침 2010.02.03
공터의 사랑 -허수경(1964~ ) 공터의 사랑 -허수경(1964~ ) 한참 동안 그대로 있었다 썩었는가 사랑아 사랑은 나를 버리고 그대에게로 간다 사랑은 그대를 버리고 세월로 간다 잊혀진 상처의 늙은 자리는 환하다 환하고 아프다 환하고 아픈 자리로 가리라 앓는 꿈이 다시 세월을 얻을 때 공터에 뜬 무지개가 세월 속에 다시 아플 때 .. 詩가 있는 아침 2010.02.03
[2006 부산일보 신춘문예 - 수필] [2006 부산일보 신춘문예 - 수필] 굳은살 / 김정임 그는 내 무릎에 발을 올려놓고 잠이 들었다. 남편의 발을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 본 적이 있었던가. 억세게 보이는 발꿈치에는 온통 굳은살이다. 사람을 대할 때 가장 나중에 보게 되는 것이 발이 아닐까. 눈빛만 보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될 때쯤 발은 .. 수필(신문칼럼) 2010.02.02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장승 / 김재희 여행을 하다보면 장승촌에 들리는 때가 있다. 수많은 장승들의 이름과 표정이 참으로 기이하고 익살스럽다. 갖가지 이름만큼이나 서로 다른 특징이 들어 있는 장승들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의 모든 희로애락을 한 곳에서 전부 보는 느낌이 든다. 조금은 .. 수필(신문칼럼) 2010.02.02
2006년 대구매일 신춘문예 당선 수필 2006년 대구매일 신춘문예 당선 수필 구두를 닦으며 엄정숙 남편의 구두를 닦는다. 날마다 닦는 구두지만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에 손끝에 힘이 더해진다.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한 캥거루 구두약을 천에 묻혀 가죽을 문지른다. 사람의 피부에 영양크림을 바른 것처럼 촉촉하고 부드.. 수필(신문칼럼) 2010.02.02
물레방아 / 박은우 물레방아 / 박은우 아마도 내 나이 너댓 살적, 우리 집은 전라북도 장수군 계북면 남덕유산 아래 작은 물레방앗간이었다. 어머니는 날마다 돌확 옆에 쪼그려 앉아 쿵덕쿵덕 내려찧는 괴물 같은 방아머리에 머리가 부딪칠 것 같은 자세로 연신 젖은 보리를 손으로 휘젓고 계셨다. 박자가 조금만 빗나가.. 수필(신문칼럼) 2010.02.02
당신은 자연産? / 한상림 당신은 자연産? 한상림 나이를 거꾸로 먹는 세상이다. 사십이 되면 그 사람이 살아온 모습이 얼굴에 나타난다고 하던 옛말은 이제 별 의미 없는 말이다. 젊은이든 나이 든 사람이든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모습대로 만들 수 있는 세상이다. 자연은 정직하다. 봄에는 새순이 돋이 쑥쑥 자라다가.. 수필(신문칼럼) 2010.02.02
<말(言)의 오두막집>이 있는 황야의 풍경 / 尹石山 <말(言)의 오두막집>이 있는 황야의 풍경 / 尹石山 나는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스물 아홉살 때까지 거기서 살았다. 처음 시를 쓴 곳도 거기고, 문단에 등단한 곳도 거기다. 따라서, 내 시심(詩心)의 본향을 말하라면 마땅히 충남 공주 땅의 계룡산(鷄龍山) 골짜기나 금강(錦江)을 들어야 할 것이다. .. 수필(신문칼럼) 2010.02.02
마고자 / 윤오영 마고자 / 윤오영 나는 마고자를 입을 때마다 한국 여성의 바느질 솜씨를 칭찬한다. 남자의 의복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호사가 마고자다. 바지, 저고리, 두루마기 같은 다른 옷보다 더 값진 천을 사용한다. 또, 남자옷에 패물이라면 마고자의 단추다. 마고자는 방한용이 아니요 모양새다. 방한용이라면 .. 수필(신문칼럼) 2010.02.02
깍두기說 / 윤오영 깍두기說 / 윤오영 C군은 가끔 글을 써 가지고 와서 보이기도 하고, 나와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나도 그를 만나면 글 이야기도 하고 잡담도 하며 시간을 보내는 때가 많다. 저녁을 같이 먹으면서 깍두기를 좋아한다고, 한 그릇을 다 먹고 더 달래서 먹는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는 깍두기를 화제로 이.. 수필(신문칼럼) 2010.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