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 100편-제18편] 님의 침묵 - 한용운 [애송시 100편-제18편] 님의 침묵 - 한용운 문태준·시인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는 차디찬 띠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 ♣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2009.02.10
[애송시 100편-제17편] 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애송시 100편-제17편] 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정끝별·시인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 ♣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2009.02.10
[애송시 100편-제16편] 우리가 물이 되어 [애송시 100편-제16편] 우리가 물이 되어 강은교 문태준·시인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2009.02.10
[애송시 100편-제15편] 목마와 숙녀 [애송시 100편-제15편] 목마와 숙녀 박 인 환 정끝별·시인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 ♣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2009.02.10
욕심과 정 때문에 본성을 잃지 말라 [욕심과 정 때문에 본성을 잃지 말라] 人人이 有個大慈悲하니 維摩屠회가 無二心也하며 處處에 有種眞趣味이니 金屋茅詹이 非兩地也라 只是欲蔽情封하여 當面錯過하면 使咫尺天里矣니라. 사람은 누구나 큰 자비심이 있나니 부처라든가 백정, 망나니가 서로 다른 마음이 있는게 아니니라. 곳곳마다 ..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09.02.06
오적(五賊)-김지하 오적(五賊)-김지하 시(詩)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말고 똑 이렇게 쓰럇다. 내 어쩌다 붓끝이 험한 죄로 칠전에 끌려가 볼기를 맞은지도 하도 오래라 삭신이 근질근질 방정맞은 조동아리 손목댕이 오물오물 수물수물 뭐든 자꾸 쓰고 싶어 견딜 수가 없으니, 에라 모르겄다 볼기가 확확 불이 나게 맞을 때는..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09.02.06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황지우 -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09.02.06
고 풍 의 상 고 풍 의 상 - 조지훈 - 하늘로 날을 듯이 길게 뽑은 부연 끝 풍경이 운다. 처마 끝 곱게 늘이운 주렴(珠簾)에 반월(半月)이 숨어 아른아른 봄 밤이 두견(杜鵑)이 소리처럼 깊어 가는 밤 곱아라 고아라 진정 아름다운지고. 파르란 구슬빛 바탕에 자주빛 호장을 받힌 호장저고리 호장저고리 하얀 동정이 환..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09.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