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노작문학수상작 제7회 노작문학수상작 물의 결가부좌 / 이문재 거기 연못있느냐 천 개의 달이 빠져도 꿈쩍 않는, 천 개의 달이 빠져 나와도 끄떡 않는 고요하고 깊고 오랜 고임이 거기 아직도 있느냐 오늘도 거기 앉아서 연의 씨앗을 연꽃이게 하고, 밤새 능수버들 늘어지게 하고, 올 여름에도 말간 소년 하나 끌어들일..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7
작은 완성을 향한 고백 / 이면우 작은 완성을 향한 고백 / 이면우 술, 담배를 끊고 세상이 확 넓어졌다 그만큼 내가 작아진 게다 다른 세상과 통하는 쪽문을 닫고 눈에 띄게 하루가 길어졌다. 이게 바로 고독의 힘일 게다 함께 껄껄대던 날들도 좋았다. 그 때는 섞이지 못하면 뒤꼭지가 가려웠다 그러니 애초에 나는 훌륭한 사람으로는 ..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7
지렁이 / 한병준 지렁이 / 한병준 빗물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전선 허공에서 헝클어진 수많은 저 전선가닥들 우루루 쾅! 어디서 합선이 되었는지 번쩍, 컴컴한 하늘이 번쩍인다 먹빛 하늘은 쉴 새 없이 굵은 선을 던져주고 전공인 지렁이는 전선을 받아 길바닥 구멍에 밀어 넣는다 맨홀로 몸을 틀며 들어가는 여러 가..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7
참새 / 임영석 참새 / 임영석 참새는 제가 살 집은 짓지 않는다 집을 지어도 제 새끼를 키우기 위한 것으로 마지막 지붕은 제 몸을 얹어 완성한다 제 새끼에게 어미의 온기만 주겠다는 것이다 머리 위 은하수 별빛을 맘대로 바라보고 포롱 포로롱 하늘을 날아가는 꿈을 주고 있다 참새는 제 자식에게 다른 욕망은 가..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7
김금용 시인의 시 6편 김금용 시인 서울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중국 북경 중앙민족대학원 석사 졸업. 1997년 『현대시학』등단. 1998년 시집 『광화문 쟈콥』 고려원 2006년 『넘치는 그늘 』천년의시작 우리시 회원. 한국시인협회, 국제펜클럽 회원. ---------------------------------------------------------------- 은갈치 사냥 / 김금용 ..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7
무릎을 잃어버리다 / 엄원태 무릎을 잃어버리다 / 엄원태 한동안 무릎은 시큰거리고 아파서, 내게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아침산에 몇달 만에 아프지 않게 되자 쉽게 잊혀졌다 어머니는 모시고 사는 우리 부부에게 무관심하고 무뚝뚝하시다. 때로는 잘 삐치시고 짜증까지 내신다. 어머니 보시기에 우리가 아프지 않기 때..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7
뻥튀기 아저씨 / 신미균 뻥튀기 아저씨 / 신미균 신림 8동 재래시장 담벼락에 붙은 뻥튀기 아저씨 골목 바람 저문 날도 심심치 않게 튀겨낸다 사카린 한 숟갈 집어넣고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고 청사포 앞바다 발동기 돌리 듯 배앵뱅 뻥튀기 통을 돌리면 얼씬거리던 추위는 저만치 물러나고 울퉁불퉁 일어나는 팔뚝의 배 한 척..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7
사과 / 송찬호 사과 / 송찬호 머리 위에서 터지던 사과탄은 붉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둥글고 주먹만한 회색빛 사과탄은 그 매운 최루가스만큼이나 붉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수원에 이르러, 우리는 쉬이 잊혀졌던 어떤 사소한 기억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것은 돌팔매처럼 먼 전선으로부터 날아왔다는 ..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7
겨울 과메기 / 이영옥 겨울 과메기 / 이영옥 바람을 무던히도 되받아치며 너는 그렇게 견디고 있었다. 단련된 맷집으로도 견딜 수 없는 것은 추억이 사라지는 일, 마른 아가미 속에 감추어둔 언약 바람 속에 뱉어내고 내장까지 훑어낸 뱃가죽에 행여 한 점 애간장이 묻어있다 해도 이젠 덮어두자 온 몸에 하얗게 소금 꽃 핀..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7
이가림 시인의 詩 5편 이가림 (李嘉林) 시인 1943년 만주 출생, 정읍에서 성장. 성균관대 불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프랑스 루앙대학 불문학 박사.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등단.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후광문학상 수상. 시집 『빙하기』,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순간의 거울』, 『내 마음의 협궤열차..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