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아직/나희덕 어둠이 아직/나희덕 얼마나 다행인가 눈에 보이는 별들이 우주의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이 별들을 온통 둘러싸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그 어둠을 뜯어보지 못했다는 것은 별은 어둠의 문을 여는 손잡이 별은 어둠의 망토에 달린 단추 별은 어둠의 거미줄에 맺힌..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1.02.27
꿈나라/이문자 꿈나라/이문자 잠이 안 와요 두 눈이 말똥말똥 잠이 안 와요 밤이 너무 좋아요 깨어 있고 싶은데 잠이 오지 않는데 친구네 간 야옹이도 아직 안 왔는데 엄마는 왜 자꾸 자라고 하세요? 어서 어서 꿈나라로 가라고 하세요? 엄마 품에 가만히 안겨 있지만 그건 엄마가 좋아서예요 엄마 자장가 엄마 몰래 ..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11.02.27
눈 내리는 밤/강소천 눈 내리는 밤/강소천 이렇게 흰 눈이 펑펑 쏟아지는 밤이면 등불 밑의 나는 또 하나 다른 로댕의 사람이 되어 버린다. ―눈 덮인 아득한 마을이여! 포근한 숲 속을 나는 예쁜 산새들이여! 산토끼 잘 쫓는 내 동무들이여! 모두 잘들 있었느냐? 이 밤도 또 눈 내리는 창가에 나만 남겨두고 그리운 내 생각..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11.02.27
전기 나간 밤 / 김유진 전기 나간 밤 / 김유진 갑자기 퍽, 전기가 나갔다 텔레비전 보던 엄마, 아빠 화들짝 일어나고 음악 듣던 형도 방에서 나오고 꺼져 버린 컴퓨터 게임은 내 머리 속에서 윙윙대는데 모두들 합창을 한다 "손전등 어디 있지?" 손전등을 가운데 두고 온 가족이 동그랗게 모였다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11.02.27
고건 모르지요/이화주 고건 모르지요 /이화주 어둠이 커다란 어둠이 꽃들을 재웠다고 큰소리치지만 꽃들은 자는 척 향기로 이야기 나누는 걸 어둠은 고건 모르지요.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11.02.27
푸른 약속/김종순 푸른 약속/김종순 저녁 빛살들 들판 가득 안녕, 안녕, 날갯짓하며 떠나간다. 천천히 어둠 내려와 풀잎, 흔들리는 가슴 위에 솜이불이 된다. 꿈을 꾸렴. 무서움이 그리움이 푸른 약속으로 살아난단다. 산 넘어 가는 빛살들 풀잎 귓가에 메아리로 번져온다.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11.02.27
바닷가에서 주운 이야기 / 손수복 바닷가에서 주운 이야기 손수복 어느 바닷가. 녹색 바닷말이 흐느적거리는 물너울 사이로 햇살은 물속까지 환히 비춰 줍니다. 어디선가 공기 방울들이 주르르 연이어 올라옵니다. 바닷속에서도 누가 비눗방울놀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아! 보입니다.- 모래알이 하얗게 드러난 수초 사이에 조무래기 ..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11.02.04
꽃의 재발견 / 김륭 꽃의 재발견 / 김륭 새봄, 누군가 또 이사를 간다 재개발지구 다닥다닥 붙은 집들이야 코딱지 후비며 고층아파트로 우뚝 서겠지만 개발될 수 없는 가난을 짊어진 양지전파상 金만복 씨도 떠나고 흠흠 낡은 가죽소파 하나 버려져 있다 좀 더 평수 넓은 집을 궁리하던 궁둥이들이 깨진 화분처럼 올려져 ..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11.01.30
이삿짐 차 / 조영수 이삿짐 차 / 조영수 이 골짜기 여문 열매들 톡톡 산새들이 먹고, 저 골짜기로 훨훨 날아가 씨를 끙- 응가를 흙이 껴안아 주고, 이 골짜기의 나무 저 골짜기에서 싹 틔우고 저 골짜기의 풀 이 골짜기에서 꽃 피우고 산새들은 이삿짐 차다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11.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