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미술사 짝퉁 미술사 토머스 호빙 지음 이정연 옮김, 이마고 733쪽, 2만8000원 혹시 미술품을 살 계획을 세운 사람이라면 이 책은 읽지 않는 것이 좋겠다. ‘미술의 역사는 곧 미술품 위조의 역사였다’는 머리말로 시작해 ‘여전히 의심스러운 위작들의 리스트’라는 에필로그로 끝나기 때문이다. 미국 메트로..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10.01.31
미생지신, 증자의 돼지 [BOOK] 미생지신, 증자의 돼지…2000년 전 중국 얘기가 요즘도 떠도는 이유 [중앙일보] 유가 묵가 도가 법가 … 300여 년에 걸친 치열한 논쟁 오늘에 맞게 재해석 하면 인류에 도움될 지혜 수두룩 유럽 문화의 뿌리로 고대 그리스 문명을 꼽습니다. 서양에 그리스가 있다면 동양엔 중국이 있습니다. 아랍·..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10.01.31
가랑잎 다방 - 황학주(1954~ ) 가랑잎 다방 - 황학주(1954~ ) 그녀가 허리를 굽히자 스쿠터가 시장 쪽 길을 낸다 장날 사람들은 벌써 흩어지고 구름이 길을 쓸고 있다 늦은 시간 문 따주는 손바닥만한 가랑잎 커피포트 하나 기술 좋게 함께 타고 간다 시골 장터 돌며 커피 파는 가랑잎 스쿠터 올해 쉰이라는 물기 가신 여자가 곰취며 산.. 詩가 있는 아침 2010.01.31
2008년 제9회 [교단문예상] 수상 2008년 제9회 [교단문예상] 수상 과녁 / 이동호 나뭇잎 하나 수면에 날아와 박힌 자리에 둥그런 과녁이 생겨난다 나뭇잎이 떨어질 때마다 수면은 기꺼이 물의 중심을 내어준다 물잠자리가 날아와 여린 꽁지로 살짝 건드려도 수면은 기꺼이 목표물이 되어준다 먹구름이 몰려들고 후두둑후두둑 가랑비가 .. 신춘문예 당선詩 2010.01.31
염소 / 박성우 염소 / 박성우 염소를 얻어다 풀길에 맨다 염소는 종일 풀길을 먹는다 음매에헤 음매에헤 고삐가 내주는 길이만큼 풀길을 먹는다 야금야금 뜯어먹힌 풀길이 불룩불룩 울룩불룩 뱃속으로 들어간다 뒹굴뒹굴 둥글둥글 뜯어 먹힌 풀길이 똥글똥글 쏟아진다 까마득 뜯어 먹힌 풀길이 까맣게 쏟아진다 하..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31
울기 좋은 곳을 안다 외 1편 / 이명수 울기 좋은 곳을 안다 외 1편 / 이명수 울 만한 곳이 없어 울어보지 못한 적이 있나 울음도 나이테처럼 포개져 몸의 결이 되지 달빛 젖은 몸이 목숨을 빨아 당겨 관능으로 가득 부풀어 오르면 그녀는 감춰둔 울음의 성지를 순례하지 징개맹개 외배미들은 아시겠지 망해사 관음전에 마음 놓고 앉았다가 ..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31
참 긴 말 / 강미정 참 긴 말 / 강미정 일손을 놓고 해지는 것을 보다가 저녁 어스름과 친한 말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저녁 어스름, 이건 참 긴 말이리 엄마 언제 와? 묻는 말처럼 공복의 배고픔이 느껴지는 말이리 마른 입술이 움푹 꺼져있는 숟가락을 핥아내는 소리같이 죽을 때까지 절망도 모르는 말이리 이불 속 천길 뜨..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31
옥탑방 여자 / 문정 옥탑방 여자 / 문정 옥탑방 여자가 눈 덮인 골목을 몇 점 오려 널고 있었네 사내는 휠체어에 앉아 2층 옥상을 내려다보았네 그 여자의 빨래건조대를 아파트 3층 발코니로 바짝 끌어 당겼네 교회당 종소리가 얼음처럼 단단한 사내의 바깥공기를 말랑말랑하게 두드려주었네 빨래에는 그 여자의 지난 일..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31
춘천닭갈비에는 갈비가 없다 / 안용석 춘천닭갈비에는 갈비가 없다 / 안용석 춘천닭갈비에는 발려 먹기 까다로운 갈비가 없다 무쇠熱 철판 위로 둥글게 양배추, 젊은 날의 샐러드 같은 달달한 고구마와 떡 절맹이까지 새빨간 고추장양념으로 칼칼하게 익혀내는 닭갈비! 아직 벼슬 하나 누려본 일 없이 좋은 시절 다 놓쳐버린, 지금은 계륵..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31
청빈한 나무 / 김석규 청빈한 나무 / 김석규 나무는 누워서 이사를 간다 받치고 섰던 하늘 더 멀리까지 내다보려고 나무는 누워서 이사를 간다 언제 했는지 이발을 하고 풀려서 너풀거리는 소매도 걷어붙이고 서서 자는 나무는 침대가 없다 잎새로 바람을 잣는 나무는 선풍기가 없다 항시 햇살을 이고 선 나무는 난로가 없다..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