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소(謫所)’ - 신현정(1948∼2009) 적소(謫所)’ - 신현정(1948∼2009) 나, 세한도(歲寒圖) 속으로 들어갔지 뭡니까 들어가서는 하늘 한복판에다 손 훠이훠이 저어 거기 점 찍혀 있는 갈필(渴筆)의 기러기들 날아가게 하고 그리고는 그리고는 눈 와서 지붕 낮은 거 더 낮아진 저 먹 같은 집 바라보다가 바라보다가 아, 그만 품에 품고 간 청주.. 詩가 있는 아침 2010.01.09
사람은 천사도 아니요, 짐승도 아니다. 사람은 천사도 아니요, 짐승도 아니다. 그런데 불행한 것은 천사처럼 행세하려는 사람이 짐승처럼 행세하는 것이다. - <파스칼> -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10.01.08
법정의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이다.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때의 마주침이다. 그런 만남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나 자신이 좋은 친구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 법정의 《살..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10.01.08
‘겨울 숲을 바라보며’ ‘겨울 숲을 바라보며’ -오규원(1941~2007) 겨울 숲을 바라보며 완전히 벗어버린 이 스산한 그러나 느닷없이 죄를 얻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겨울의 한 순간을 들판에서 만난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누구나 함부로 완전히 벗어버릴 수 없는 이 처참한 선택을 겨울 숲을 .. 詩가 있는 아침 2010.01.08
소’ - 이종문(1955∼ ) 소’ - 이종문(1955∼ ) 소가 우두커니 마구간에 엎드려서 내리는 함박눈을 멍하니……보고 있다 아침에 내리는 눈을, 아침도 아니 먹고, 잎 다 지기도 전에 조금 추워만 지면 첫눈 언제 오려나 기다려졌다. 그러다 쌓인 눈 위 또 눈 쌓이고 생각도 없이 눈이 퍼붓는가 싶으면 이 눈철은 언제 가려나 한다.. 詩가 있는 아침 2010.01.08
긍정적인 밥 / 함민복 긍정적인 밥 시 한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험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여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함민..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10.01.07
[ESSAY] 나의 신발장수 아버지 [ESSAY] 나의 신발장수 아버지 내 신발은 구두 한 켤레가고작이다. 원망스럽던신발 장 수아버지의 절약이 지금은 가슴앓이가 되어 나를 눈물짓게 한다.… 아버지가 남자 것으로 바꾼그 장화를 그냥 신을 걸 하는 때늦은 후회를 한다. ▲ 박한제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 아버지는 대충 세 가지 일을 하셨.. 수필(신문칼럼) 2010.01.06
두레반’-오탁번(1943~ ) 두레반’-오탁번(1943~ ) 잣눈이 내린 겨울 아침, 쌀을 안치려고 부엌에 들어간 어머니는 불을 지피기 전에 꼭 부지깽이로 아궁이 이맛돌을 톡톡 때린다 그러면 다스운 아궁이 속에서 단잠을 잔 생쥐들이 쪼르르 달려 나와 살강 위로 달아난다 배고픈 까치들이 감나무 가지에 앉아 까치밥을 쪼아 먹는다.. 詩가 있는 아침 2010.01.06
그리움을 길어올리는 물빛 두레박 (시인의 산문) 그리움을 길어올리는 물빛 두레박 (시인의 산문) 한택수시인 1. 가을빛이 내게 비추어져서 가을빛이 비친다. 여름 햇볕보다 여리게 그러나 그것은 나직하고 은근하다. 여름볕이 정수리 위에서 짓누른다면 가을 햇볕은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멀리서 오는 볕이다. 가을의 여린 햇볕은 잠자리를 하늘 가장.. 詩(時調)창작법 2010.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