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한국인 이야기 <48> 언 강의 겨울 낚시 이어령의 한국인 이야기 <48> 언 강의 겨울 낚시 세 가지 파랑새를 찾아서 사람들은 한평생 같은 동화를 세 번 읽는다고 한다. 한 번은 어려서 어머니가 읽어주는 동화이고 두 번째는 자기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려고 읽는 동화다. 그런데 마지막 세 번째는 늙어서 자기 자신의 추억을 위해서 다시 읽.. 수필(신문칼럼) 2009.12.07
겨울비1’ - 박남준(1957~ ) 겨울비1’ - 박남준(1957~ ) 먼 바람을 타고 너는 내린다 너 지나온 이 나라 서러운 산천 눈 되지 못하고 눈 되지 않고 차마 그 그리움 어쩌지 못하고 감추지 못하고 뚝뚝 내 눈앞에 다가와 떨구는 맑은 눈물 겨울비, 우는 사람아 가을 다 가버린 하늘 잿빛으로 사그라지는데. 온 길 다시 가야 할 길 모두 .. 詩가 있는 아침 2009.12.07
무제’- 박재삼(1933~1997) 무제’- 박재삼(1933~1997) 대구 근교 과수원 가늘고 아득한 가지 사과빛 어리는 햇살 속 아침을 흔들고 기차는 몸살인듯 시방 한창 열이 오른다. 애인이여 멀리 있는 애인이여 이럴 때는 허리에 감기는 비단도 아파라. 예전엔 무제(無題)라는 제목의 시, 그림 참 많았지요. 머리로 뭐라 규정하기도 전에 .. 詩가 있는 아침 2009.12.06
그리움은 물질이다-아이작 뉴턴에게’ -허만하(1932∼) 그리움은 물질이다-아이작 뉴턴에게’ -허만하(1932∼) 이론과 현실의 틈새는 아득하다. 꽃잎이 바람에 밀리고 있다. 거리를 사이에 둔 사물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것은 외로움 때문이다. 육체가 없는 물질이 머금고 있는 그늘진 외로움. 외로움의 극한에서 물질은 행동한다. 하르르 지는 꽃잎과 지구 사.. 詩가 있는 아침 2009.12.06
곰곰’-안현미(1972~ ) 곰곰’-안현미(1972~ ) 주름진 동굴에서 백 일 동안 마늘만 먹었다지 여자가 되겠다고? 백 일 동안 아린 마늘만 먹을 때 여자를 꿈꾸며 행복하기는 했니? 그런데 넌 여자로 태어나 마늘 아닌 걸 먹어본 적이 있기는 있니? 서정주 시인이 30년간 살며 문학인들 사랑방 노릇 했던 관악산 자락 집 이름이 봉산.. 詩가 있는 아침 2009.12.06
개밥바라기별’ - 노향림(1942 ~ ) 개밥바라기별’ - 노향림(1942 ~ ) 고만고만한 살붙이들과 함께 개울가에 살았네. 가난한 시절 마당가 개집 앞에 찌그러진 양푼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네. 오늘 그 속에 가득히 뜨는 별을 보네. 바람 한 점 없이 놀 꺼진 서녘 하늘 이팝꽃 핀 사이 불쑥 얼굴 내민 고봉밥별 그 흰 쌀밥 푸려고 깨금발을 .. 詩가 있는 아침 2009.12.06
한계령’ 중-손호연(1923~2003) 한계령’ 중-손호연(1923~2003) 한계령을 그대와 함께 넘었네 마지막 여로인 줄 서로가 모르면서 암벽을 타고 물살은 빠르게 계곡물과 만나는데 우리 언제 다시 만나 어우러지나 벼랑에 서서 내려다보니 파도가 치네 그대를 잊는 길 택하고 싶어 고기잡이 나간 남편 기다리다 지쳐 할미 바위 되었네 돌아.. 詩가 있는 아침 2009.12.06
서가(序歌)’ - 이근배(1940~ ) 서가(序歌)’ - 이근배(1940~ ) 가을의 첫 줄을 쓴다 깊이 생채기 진 여름의 끝의 자국 흙탕물이 쓸고 간 찌꺼기를 비집고 맑은 하늘의 한 자락을 마시는 들풀의 숨소리를 듣는다 금실 같은 볕살을 가슴에 받아도 터뜨릴 꽃씨 하나 없이 쭉정이 진 날들 이제 바람이 불면 마른 잎으로 떨어져 누울 나는 무.. 詩가 있는 아침 2009.12.06
12월의 편지 / 이해인 12월의 편지 / 이해인, 詩人 '12월이 되니 벌써 크리스마스카드들이 날아옵니다. 해마다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면 늘 초조했는데 올해는 오히려 느긋하게 웃을 수 있는 나를 봅니다. 이별의 슬픔과 몸의 아픔을 견디어 내며 '아직' 살아있는 것에대한 감동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어느 날 김수환 추기.. 수필(신문칼럼) 2009.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