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강물은 돌 을 던져도 흐리지않는다. 깊은 강물은 돌 을 던져도 흐리지않는다. 모욕을받고 이내 발칵하는 인간은, 강 도 아닌 조그만 웅덩이에 불과하다. - 톨스토이 -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09.12.18
노숙(露宿)’-김사인(1955~ ) 노숙(露宿)’-김사인(1955~ )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들 벗기고 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 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 잃고 옹이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는구나 미안하다 너를 부려 먹이를 얻고 여자를 안아 집을 이루었으나 남은 것은 진땀과 악몽의 길뿐이다 또다시 낯선 .. 詩가 있는 아침 2009.12.15
탑’ -김창균(1966~ ) 탑’ -김창균(1966~ ) 올해가 끝이겠구나 하면 또 밀고 올라오는 것 자신을 모두 밀어 올려 가난의 끝에 까치발을 하고 서 보는 일 허리가 아프도록 서서 큰소리로 한 번 우는 것 세상의 슬픈 것들은 이다지도 높아 소리마저 절멸한 곳에서 가장 연약하고 가난한 끝에 꽃 한 송이 피워 올리는 일 층층나무.. 詩가 있는 아침 2009.12.15
바늘’ - 한광구(1944~ ) 바늘’ - 한광구(1944~ ) 나도 바늘이 되어야겠네. 몸은 모두 내어 주고 한 줄기 힘줄만을 말리어 가늘고 단단하게 꼬고 또 꼬고 벼루고 또 벼루어 휘어지지 않는 신념으로 꼿꼿이 일어서 정수리에 청정하게 구멍을 뚫어 하늘과 통하는 길을 여는 나도 바늘이 되어야겠네. 너무 많은 구멍을 파려 하지 않.. 詩가 있는 아침 2009.12.15
충무로 골뱅이’-방남수(1957∼ ) 충무로 골뱅이’-방남수(1957∼ ) 남산자락 텅 빈 나뭇가지 사이로 다 식은 국물처럼 흐린 하늘 쏟아져 내리는 오후 극동빌딩 골목길 우산 없이 지날 때 육중한 윤전기 소리 달다 충무로에는 소문난 골뱅이 집들 많지 순한 연체 고둥과 코를 찌르는 독한 대파가 만나 어우러진 맛의 기막힌 궁합 네가 있.. 詩가 있는 아침 2009.12.11
아니다’의 주정(酒酊)” - 신동문(1927~1993) 아니다’의 주정(酒酊)” - 신동문(1927~1993) 아아 난 취했다 명동에서 취했다 종로에서 취했다 취했다 아아 그러나 이런 것이 아니다 세상은 참말로 이런 것이 아니다 사상? 모르겠다 그러나 세상은 이런 것이 아니다 철학? 모르겠다 그러나 세상은 이런 것이 아니다 (중략) 싼 술 몇 잔의 주정 속에선 아.. 詩가 있는 아침 2009.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