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외계인을 기다리며 (시조)/양해열 외계인을 기다리며 (시조)/양해열 끽해야 20광년 저기 저, 천칭자리 한 방울 글썽이며 저 별이 나를 보네 공평한 저울에 앉은 글리제 581g*! 낮에 본 영화처럼 비행접시 잡아타고 마땅한 저곳으로 나는 꼭 날아가리 숨 쉬는 별빛에 홀려 길을 잃고 헤매리 녹색 피 심장이 부푼 꿈속의 ET 만나 .. 좋은 시조 2012.03.12
2012년 매일신문 시조 당선작/비브라토- 김석이 비브라토/김석이 호수 위에 떠 있는 백조의 발밑으로 수없이 저어대는 물갈퀴의 움직임 점선이 모여서 긋는 밑줄이 떠받치는 힘 차선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바퀴들 꿈틀거리는 지면을 가속으로 쫙쫙 펴는 평평한 길 아래 있는 주름들의 안간힘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의 손가락들 소리의 .. 좋은 시조 2012.03.12
2012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눈뜨는 화석 천마총에서 / 황외순 눈뜨는 화석 천마총에서 / 황외순 소나무에 등 기댄 채 몸 풀 날 기다리는 천마총 저린 발목에 수지침을 꽂는 봄비 맥 짚어 가던 바람이 불현듯 멈춰선다 벗어 둔 금빛 욕망 순하게 엎드리고 허기 쪼던 저 청설모 숨을 죽인 한 순간에 낡삭은 풍경을 열고 돋아나는 연둣빛 혀 고여 있는 시.. 좋은 시조 2012.03.12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연암, 강 건너 길을 묻다/김종두 연암, 강 건너 길을 묻다/김종두 차마 떠나지 못하는 빈 배 돌려보내고 낯선 시간 마주보며 갓끈을 고치는 연암, 은어 떼 고운 등빛에 야윈 땅을 맡긴다. 근심이 불을 켜는 낯선 세상 왼 무르팍, 벌레처럼 달라붙은 때아닌 눈발 앞에 싣고 온 꿈을 물리고 놓친 길을 묻는다. 내일로 .. 좋은 시조 2012.01.04
2012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시조...비브라토 2012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시조...비브라토/김석이 호수 위에 떠 있는 백조의 발밑으로 수없이 저어대는 물갈퀴의 움직임 점선이 모여서 긋는 밑줄이 떠받치는 힘 차선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바퀴들 꿈틀거리는 지면을 가속으로 쫙쫙 펴는 평평한 길 아래 있는 주름들의 안간.. 좋은 시조 2012.01.04
겨울, 금강 하구둑에서 - 김상선 겨울, 금강 하구둑에서 - 김상선 산발한 바람앞에 흩어지는 눈발, 눈발 온기 잃은 밤바다에 등불처럼 내려앉아 진혼곡 넘치는 바다 넋을 놓고 울음 운다. 제 그리움 못이겨 신열이 돋는 바다 수평선에 닫고 싶은 늙은집의 발목까지 파도를 데리고 와서 적시고도 싶었다. 모눈종이 劃이 지는 바다의 깊.. 좋은 시조 2011.01.16
컵- 김보영 컵- 김보영 1. 손과 손을 둥글게 맞잡은 물방울이 수채화 속 휘어진 세상을 담아든다 구포역, 낡은 탁자 위 덩그러니 놓여진 꿈. 2. 어릴 적 뛰놀던 길, 그 컵을 들여다본다 헤엄치는 물고기의 일렁이던 비늘이 희미한 汽笛되는가, 그림자가 되는가. 3. 노을 속 동백꽃 빨갛게 타오르다, 보송한 솜털 박힌 .. 좋은 시조 2011.01.16
또 하루 - 서성자 또 하루 - 서성자 박제된 그리움 같은 앨범을 뒤적인다 우유빛 날개 입은 순백의 기러기 한 쌍 무지개 융단 위를 날아 꽃 계단을 오르고. 담장 밑에 심었던 박하 풀 마른 자리엔 가난한 내 유년의 여린 목을 휘감았던 퇴색한 희망 몇 포기 잡초로 웃자라 있다. 이렇게 반쯤 걸어온 하루가 또 가고 있다 .. 좋은 시조 2011.01.16
우포늪 가시연꽃 - 김정연 우포늪 가시연꽃 - 김정연 문명이 뒷짐지고 돌아앉은 외진 그곳 넓디넓은 늪물 속에 까치발 딛고 서서 가시연, 저무는 빛에 파르르르 전율한다. 그리움 물고 나는 도요새는 오지 않고 가시에 찢기는 아픔 비명조차 삼켜가며 절정의 그날을 위해 숨 고르며 기다린다. 갓밝이 그 초입에서 꽃송이 툭 · .. 좋은 시조 2011.01.16
흔들리는 構圖 - 박소연 흔들리는 構圖 - 박소연 말보다 깊은 기억 바랑에 가득 채워 보이지 않는 그곳, 뜬눈으로 걸어간다. 끝없이 타는 목마름 발길마다 밟으며 한 걸음 내딛으면 또 다가서는 생(生)의 갈증 기어이 넘어야 할 불혹의 기나긴 고비마다 바래고 주름진 흔적 혈흔(血痕)으로 남는다. 난타당한 푸른 수액 꽃가지에.. 좋은 시조 2011.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