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길의 상처를 안다 / 이민아 눈은 길의 상처를 안다 / 이민아 무제치늪* 골짜기에 사나흘 내린 눈을 늦도록 기다리다 삽으로 밀어낸다 사라진 길을 찾으려 한 삽 한 삽 떠낸 눈 걷다가 밟힌 눈은 얼음이 되고 말아 숨소리 들려올까 생땅까지 찧어본다 삽날은 부싯돌 되어 번쩍이는 불꽃들 성글게 기워낸 길 간신히 닿으려나 내밀한.. 좋은 시조 2010.01.24
징검다리를 건너며 / 임영석 징검다리를 건너며 / 임영석 1. 나, 이 세상 살아가며 남에게 등 구부려 구부린 등 밟고 가라고 말해 본적 한 번 없다 그런데 이 징검다리 목숨까지 다 내준다 2. 물의 옷 위에 채운 단단한 돌의 단추 물의 옷을 벗기려면 풀어야 할 단추지만 아무도 이 물의 옷을 벗겨가지 않는다 임영석 시인 1961년 충남 .. 좋은 시조 2010.01.24
파꽃 / 신순애 (시조시인) 파꽃 / 신순애 (시조시인) 민들레 씨를 따라 허공을 난자한들 흙 속의 질긴 인연 차마 뜰 수 없는가 핏줄만 까망 낟알로 방울방울 맺혔네 쭉 곧은 잎새마다 바람으로 채운 동굴 칼끝에 묻어나는 매몰찬 독소 풀어 아! 정녕 너는 바보스런 지휘봉의 그리메 너 죽어 내가 사는 인과의 무대 위에 새하얀 독.. 좋은 시조 2010.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