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우 『뼈아픈 후회』 황지우 『뼈아픈 후회』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모든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 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사막이 있고 뿌리 드러내고 쓰러져있는 갈퀴나무,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리는 어떤 연..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0.07.05
행복(유치환)/ 낭송 유현서 詩人 행 복 글. 청마 유치환 / 낭송. 유현서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 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 ♣ 詩 낭송/시낭송 듣기 2010.06.20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0.06.09
인디언 아파치족의 결혼 축시 인디언 아파치족의 결혼 축시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줄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되어 줄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더 이상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사람 ..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0.06.09
단추를 채우면서 / 천양희 단추를 채우면서 / 천양희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 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0.06.09
호수 / 문병란 호수 / 문병란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온 밤에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무수한 어깨들 사이에서 무수한 눈길의 번득임 사이에서 더욱더 가슴 저미는 고독을 안고 시간의 변두리로 밀려나면 비로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수많은 사람 사이를 지나고 수많은 사람을 사랑해버린 다음 비로소 만나야 ..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0.05.24
가을산을 오르며/강호인 가을산을 오르며/강호인 가을산 오를 때는 세상일 잊고 가자 구르는 가랑잎들 소슬소슬 수런대면 쓸쓸한 눈빛일망정 다독다독 덮어주자 초록의지 키운 열정 안으로 갈무려서 순은純銀빛 소망만을 그대에게 전하고자 갈대꽃 몸 푸는 산이어든 마음마저 풀어놓자 오롯이 사랑만 품은 지순한 속가슴엔 ..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0.04.05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정채봉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정채봉 '애늙은이'라는 별명을 가진 굴뚝새가 오늘도 굴뚝 위에 앉아서 시름에 젖어 있었다. 어미 참새가 아기 참새를 데리고 굴뚝 위로 날아가면서 말했다. "걱정은 결코 위험을 제거한 적이 없다." "그리고 걱정은 결코 먹이를 그냥 가져다 준 적이 없으며, 눈물을 그..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0.04.04
이른 봄의 시 / 천양희 이른 봄의 시 / 천양희 눈내리다 멈춘 곳에 새들이 둥지를 고른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웃으며 걸어 오고 있다 바람은 빠르게 오솔길을 깨우고 메아리는 능선을 짧게 찢는다 한줌씩 생각은 돋아나고 계곡은 안개를 길어올린다 바윗등에 기대 선 팽팽한 내 마음이 몸보다 먼저 산정에 올랐구나 아직 ..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0.03.29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 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 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0.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