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통행권을 받으십시오 ① / 정원자 200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통행권을 받으십시오 ① / 정원자 산타나다. 벌써 한 달이 넘게 남자의 차 테이프박스에 걸려 있는 테이프다. 마리아…….마리아……. 싱어의 간드러지듯 슬픈 음률은 변심해버린 연인에게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간교하고 또 애처롭다. 나는 애써 남자의 시선을 .. 중단편 소설 2010.02.04
2005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그르누이의 코 / 황영은 2005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그르누이의 코 / 황영은 '냄새로 과거의 일들을 기억하고 추억한다. 내 생활의 대부분은 .. 여자는 반드시 국산 약재만 사용해서 흑염소 농축액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그녀에게서는 옷감에 깊숙이 밴 나프탈렌 냄새가 난다. 섬유 올올이 스며들어 장롱 속의 매캐.. 중단편 소설 2010.02.04
2005년 한라일보 신춘문예 소설 (가작) - 물의 환각 / 노혜옥 2005년 한라일보 신춘문예 소설 (가작) 물의 환각 / 노혜옥 "몸을 짜악 쪼갠다고 생각해 봐.” 봉오리가 차츰 벌어지면서 소담스럽게 피어오르는 꽃 속에 보일 듯 말 듯 숨어있는 여인을 그는 그리는 중이다. 진자주색 모란꽃 이파리들이 눈앞에 다가온다. 그의 붓끝이 스칠 때마다 꽃들은 더욱 무르익.. 중단편 소설 2010.02.04
[2010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2010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낯선 아내 / 이유 잠복근무 중 잠깐 집에 들렀다 현관 앞에서 낯선 여자를 봤다. 죄송하다는 말을 웅얼거리며 나는 황급히 문밖으로 나섰다. “뭐야, 오자마자 또 나가는 거야?” 익숙한 목소리였다. 현관문 손잡이를 잡은 채 나는 여자를 돌아봤다. 분명 모르는 여.. 중단편 소설 2010.01.24
[창간44주년 중앙 신인문학상] 소설 부문 당선작 [창간44주년 중앙 신인문학상] 소설 부문 당선작 내가 스타벅스에서 나온 것도 다 이 물 때문이었다 스미스 / 김지숙 일러스트=김영윤 길을 잃은 것 같았다. 한 블록 정도 온 길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그 길도 낯설기는 마찬가지였다. 고만고만한 옷가게와 식당과 커피숍이 줄지어 있었다. 길치인 나에.. 중단편 소설 2010.01.24
[2010 경향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 [2010 경향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 개가 돌아오는 저녁 / 연규상 송찬호 시집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의 변용 1. 순식간이었지만 분명 꿩이었다. 황색선을 세차게 출발한 그것은 길을 가로질러 전력 질주했다. 거추장스러운 외투를 뒤로 훔쳐 올리듯 날개를 잔뜩 웅크린 놈은 몸을 낮추고 목을.. 중단편 소설 2010.01.24
당신의 자장가 / 김은아 [2010 문화일보 신춘문예 소설당선작 [2010 문화일보 신춘문예 소설당선작] 당신의 자장가 / 김은아 어둡다. 팔을 가슴에 엑스자로 모으고 반대편 팔뚝을 쓰다듬는다. 천장에 등이 달려 있지만 초여름의 햇살에 익숙했던 눈은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여자는 깊은 우물 같은 암흑에 눈을 감는다. 여자의 몸 전체가 사라진다. 균형감마저 잃어.. 중단편 소설 2010.01.24
전남일보 단편소설 당선작 / 진동 -임요희- 전남일보 단편소설 당선작 / 진동 -임요희- 그 순간 나는 좁은 상자를 빠져나오기 위해 벽에 몸을 부딪는 조그만 존재들을 상상했다. 두 쌍의 투명한 날개와 견고하고 뾰족한 주둥이, 털이 숭숭 박힌 다리를 잔뜩 거느린 존재들이 잠깐 동안의 고요한 삶을 박차고 일제히 몸을 떨었다. 당장이라도 뛰쳐.. 중단편 소설 2010.01.16
2009 황순원 문학상 박민규의 '근처' 근 처 박 민 규 아마도 이, 근처일 것이다. 중키의 나무들이야 일후에 심은 것들이고, 지금 눈앞의 버드나무가 그때는 유일했었다. 그래 이 나무다. 아마도, 라는 기분이 들 만큼 키가 작아진 느낌이지만 또 그것은 열두 살 소년의 아련한 기억일 테지. 우거진 녹음 속에서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중단편 소설 2010.01.16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붉은 코끼리(이은선)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붉은 코끼리(이은선) 할머니가 사라졌다. 노인정과 공판장을 지나 경찰서로 뛰어가던 엄마가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뭐라고? 할머니가, 어디? 엄마, 잘 안 들려요! 모퉁이를 돌아서자 팀장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얼결에 여자 화장실로 들어가 재빨리 칸막이를.. 중단편 소설 2010.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