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장 / 김영수 시골장 / 김영수 사람이 그리워서 시골장은 서더라 사람이 그리워서 시골장은 서더라 연필로 편지쓰듯 푸성귀 늘어놓고 노을과 어깨동무하며 함께 저물더라 " 오늘장 어떻데요?" " 오늘 장?" " 그냥 그려" "예~ 저 출출하신데 약주 한잔 허시지요?" "거~ 좋지" 사람이 그리워서 시골장은 서더..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7.04.06
참 좋은 말 / 천양희 참 좋은 말/ 천양희 내 몸에서 가장 강한 것은 혀 한 잎의 혀로 참, 좋은 말을 쓴다 미소를 한 600개나 가지고 싶다는 말 네가 웃는 것으로 세상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 오늘 죽을 사람처럼 사랑하라는 말 내 마음에서 가장 강한 것은 슬픔 한 줄기의 슬픔으로 참, 좋은 말의 힘이 ..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7.02.10
내가 더 얼마나 외로워져야 / 유안진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 유안진 내 청춘의 가지 끝에 나부끼는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바람이 할퀴고 간 사막처럼 침묵하는 내 가슴에 낡은 거문고 줄 같은 그대 그리움이 오늘도 이별의 옷자락에 얼룩지는데 애정의 그물로도 가둘 수 없었던 사람아 때없이 ..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7.02.10
산이 날 에워싸고 / 박목월 산이 날 에워싸고 / 박목월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며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을 낳고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그믐달처럼..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7.02.10
1월/오세영 1월 오세영 시인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神)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神)의 발성법(發聲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7.01.03
12월/박재삼 12월 박재삼 욕심을 털어버리고 사는 친구가 내 주위엔 그래도 1할은 된다고 생각할 때 옷 벗고 눈에 젖은 나무여 네 뜻을 알겠다 포근한 12월을 친구여! 어디서나 당하는 그 추위보다 더한 손해를 너는 저 설목(雪木)처럼 견디고 그리고 이불을 덮는 심사로 네 자리를 덥히며 살거..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6.12.21
어느날의 커피, 국수가 먹고 싶다 어느날의 커피 / 용혜원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6.11.07
소상공인 문학회 낭송 시 들꽃 언덕에서 유안진 ​ 들꽃 언덕에서 깨달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화초는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 ​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 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 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도 들꽃 언덕에서 깨달았다 ------------- 흔..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6.11.02
음복/구재기 외 여러편 음복飮福​ 구재기 음복을 마치고 대추알 하나 집어들다가 울컥, 목이 메인다 그 불콰하고 단단하고 윤기 자르르 넘치던 얼굴이 이리도 주름투성이가 될 줄이야 집었던 대추알을 화급하게 내려놓고 다시 재배를 올리다 보니 문득 보꾹*에 매달린 시래기 몇 두릅 낡은 두루마기를 펼치..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6.11.02
해, 저 붉은 얼굴 / 이영춘 해, 저 붉은 얼굴 / 이영춘 아이 하나 낳고 셋방을 살던 그 때 아침 해는 둥그렇게 떠오르는데 출근하려고 막 골목길을 돌아 나오는데 뒤에서 야야! 야야! 아버지 목소리 들린다 “저어---너---, 한 삼 십 만 원 읎겠니?” 그 말 하려고 엊저녁에 딸네 집에 오신 아버지 밤 새 만석 같은 이.. ♣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2016.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