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시인협회장 이건청씨 “시를 통해 환경 보호, 소외계층 격려” 신임 시인협회장 이건청씨 “시를 통해 환경 보호, 소외계층 격려” [중앙일보] “시가 사람과 사회 모두에 유익하게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37대 한국시인협회 회장으로 추대된 시인 이건청(68·한양대 국문과 명예교수·사진)씨의 취임 일성이다. 이 회장은 “시의 본령은 상식과 타성에 ..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10.03.31
제 5회 윤석중 문학상 수상작~콜라 마시는 북극곰 / 신형건 콜라 마시는 북극곰 / 신형건 엄마 북극곰이 서로 몸을 감싸고 잠든 아기곰 형제를 살살 흔들어 깨우더니 아빠 북극곰이 가져온 병을 내밀었어. 아기곰 형제는 그 병을 보더니 반짝! 뜬 눈을 더 크게 번쩍! 뜨고는 좋아라 받아 마셨지. -야, 콜라다! 정말 맛있다! 북극곰 가족이 콜라를 마시는 동안 저 아..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10.03.28
병아리 병아리 / 엄기원 조그만 몸에 노오란 털옷을 입은 게 참 귀엽다. 병아리 엄마는 아기들 옷을 잘도 지어 입혔네. 파란 풀밭에 나가 놀 때 엄마 눈에 잘 띄라고 노란 옷을 지어 입혔나 봐. 길에 나서도 옷이 촌스럴까 봐 그 귀여운 것들을 멀리서 꼬꼬꼬꼬 달음질시켜 본다.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10.03.28
아드레날린의 할거 / 이민화 아드레날린의 할거 / 이민화 반쯤 열린 쪽창을 타넘는 바깥이 심상치 않다 해시시 풀려오는 풀향기에 취해 하마터면 추락할 뻔했다 대초원을 달리는 얼룩말의 속도만큼 아드레날린의 바깥은 깊고 푸르게 틔었다 숨이 가빠져서 양쪽 팔을 쭉 찢은 나는 발코니에 배꼽을 늘어뜨리고 은하철도999를 부른..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3.23
아름다운 위반 / 이대흠 아름다운 위반 / 이대흠 기사 양반! 저짝으로 조깐 돌아서 갑시다. 어찧게 그란다요 버스가 머 택신지 아요? 아따 늙은이가 물팍이 애링께 그라재 쓰잘데기 읎는 소리 하지 마시오 저번챀에 기사는 돌아가듬마는… 그 기사가 미쳤능갑소 노인네가 갈수록 눈이 어둡당께 저번챀에도 내가 모셔다드렸는..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3.23
생산자이력제 / 김경곤 생산자이력제 / 김경곤 십년 만에 폭설이 내려 닭장을 주저앉혔다 쓰러진 잔해 속에서 꺼내는 닭은 평온했다 간간히 살아남은 닭을 출하하고서야 나도 주저앉는다 통닭을 주문하고 술을 마신다 티브이 속 실시간으로 지진사태 중계를 보며 접시에는 할복한 닭이 엎드려 있다 닭의 등으로 이별을 읽는..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3.23
그녀집 부엌 / 나기철 그녀집 부엌 / 나기철 냄비는 왜 저렇게 걸려있을까 프라이팬은 왜 저렇게 걸려있을까 국자는 왜 저렇게 걸려있을까 그릇은 왜 저렇게 엎어져 있을까 냄비는 왜 저렇게 타 버렸을까 시집<올레 끝> 2010년 서정시학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3.23
버진 팁 / 양애경 버진 팁 / 양애경 새 화장품 뚜껑을 열면 입구에 얇은 알루미늄 껍질이 달려 있지 그것을 잡아당겨 뽕! 떼면 그제서야 크림을 짤 수 있지 그걸 버진 팁(virgin tip)이라고 한다 새 제품의, 그러니까, 처녀막 처녀막을 잃으면 시집을 못 간다고, 테스는 딱 한 번의 일로 임신까지 해서 아이를 낳고, 잃고… 운..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3.23
봄동아, 봄똥아 / 황상순 봄동아, 봄똥아 / 황상순 봄동아, 볼이 미어터지도록 너를 먹는다 어쩌면 네 몸 이리 향기로우냐! 오랜만에 팔소매 걷고 밥상 당겨앉아 밥 한 공기 금세 뚝딱 해치운다만 네가 봄이 눈 똥이 아니었다면 봄길 지나는 그냥 흔한 풀이었다면 와작와작 내게 먹히는 변은 없었을 게 아니냐 미안하다만 어쩌..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3.23
배꼽 / 황상순 배꼽 / 황상순 과도로 사과의 배꼽을 파내다가 돌연 아랫배가 욱신거린다 맹장은 떼어낸 지 오래, 누가 칼을 곧추 세워 내 배꼽을 도려내는 것은 아닐까 그래, 나는 아주 오래 잊고 지냈다 꽃이 떨어진 자리 굳은 상처 배꼽은 더 이상 자라는 것이 아니어서 무럭무럭 커가는 열매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 ..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3.23